중국 큰손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
중국 투자자의 미국 부동산 매입금액이 지난 3월 기준 1년간 273억 달러(약 31조674억원)로, 이전의 286억 달러에서 줄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인이 보유한 부동산 건수도 종전 3만4327채에서 2만9195채로 줄었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전체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7.5%에서 26.7%로 낮아졌다.
미국 뉴욕 소재 켈러윌리엄스부동산랜드마크의 데이비드 옹 중개인은 “이곳에서 특히 250만~300만 달러 가격대 주택시장이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통제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시장 냉각이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자본유출 통제가 확실히 중국 구매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여름 중국 위안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본유출이 거세지자 중국 정부는 위안화 방어와 외환보유고 축소 방지를 위해 통제를 강화했다. 여기에는 해외송금에 대한 조사 강화와 불법 자금유출 수단으로 지목된 해외 보험상품 구매 단속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이런 통제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중국 외환보유고는 지난 3월 증가세를 재개했다. 5월 잠시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6월 들어 다시 늘어나 3조2000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데이비드 옹 중개인은 “많은 중국인이 신용 기록이 남는 것을 원하지 않고 은행으로부터 해외 부동산 구매로 모기지를 얻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매매 대금을 결제한다”며 “어떻게 자금을 해외로 송출할지가 미국 부동산시장에는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NAR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 중국인의 71%가 전액 현금으로 계산했다. 인도는 미국에서 현금 비중이 7%에 불과하며 90%는 미국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중국과 대조되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둔화와 위안화 약세도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존주택 매매 중간값은 지난 3월 기준 전년보다 6% 올랐다. 그러나 위안화를 적용하면 10%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