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직원까지 자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그곳은 진정한 윤리적인 기업입니다.”
장은구 한국후지제록스 부사장은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윤경SM포럼에서 ‘윤리적 기업’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단순하게 봉사활동만 자주하는 게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회사를 자랑스러워해야 진정한 윤리적 기업이고, 좋은 기업이라는 의미다.
장 부사장은 “윤리적인 기업을 볼 때, 나는 수치가 아닌 조직도와 조직구성을 보고 이를 진단한다”며 “조직 상층부를 속일 수는 있지만, 하층부까지 속일 수는 없다. 말단 직원까지 자부심을 느낀다면 그 회사는 윤리적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겉으로 윤리경영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예로 환경 문제를 위해 후지제록스가 재활용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신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이유로 구매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장 부사장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생산비용이 신품보다 적지 않고, 일부는 오히려 더 들기도 한다”면서 “자원 재활용이라는 큰 의미가 있어 많은 기업들에 제안하지만, 이 같은 밸류(가치)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것만 찾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저렴하게 사면서 비싼 밸류를 원하는데 이것은 현실상 맞지 않다”며 “국내 그 어떤 회사가 겉으로 표방한 대로 윤리·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후지제록스는 ‘그린폴리스’라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온실가스 저감 목표와 방향을 각 계열사들에 전달, 자체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복합기 부품도 소재에 따라 88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재자원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재활용 제품 수요가 없어 대부분 수출로 내보내고 있다. 후지제록스의 복합기 재자원화율은 99.9%에 달한다.
장 부사장은 “이런 재자원화를 포함한 환경경영은 실제 사업적인 경쟁력도 우회적으로 가져다주기도 한다”며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특허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기술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다른 기술에 응용되면서 원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