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벌라이프, 다단계 업체 아니다” 판결에 애크먼-아이칸 희비

입력 2016-07-18 09:18 수정 2016-07-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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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강보조식품업체 허벌라이프를 둘러싼 빌 애크먼과 칼 아이칸의 자존심을 내건 2년간의 공방이 아이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허벌라이프의 사업 구조에 대한 2년간의 조사 끝에 ‘다단계 사기 업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다만 다단계 사기 의혹을 살 수 있는 일부 사업 관행을 재정비하고 소비자 안정기금 차원에서 2억 달러를 FTC에 내기로 합의했다. 다단계 사기 업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워지게 된 허벌라이프 주가는 이날 고공행진했다. 이날 회사 주가는 장중 18% 폭등하며 3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 후반에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10% 가까이 급등 마감했다.

이번 판결로 2012년 허벌라이프가 다단계 업체라며 공매도로 칼날을 겨눴던 애크먼과 이를 반박했던 아이칸, 두 명의 월가 거물의 희비는 엇갈리게 됐다.

애크먼과 아이칸은 월가에서 앙숙관계로 유명하다. 이들의 불화가 격화된 계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말 애크먼은 허벌라이프가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회사라며 10억 달러가 넘는 주식을 공매도했다. 과거 부동산업체 홀우드리얼티 지분 매각 차익 배분으로 신경전을 벌인 이후 애크먼을 벼르고 있던 아이칸은 2013년 1월 CNBC의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허벌라이프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며 애크먼과 30분간 공방을 벌였다. 아이칸은 그 후 허벌라이프 주식을 대거 매집했다. 그러나 애크먼이 공매도에 베팅한 후 허벌라이프 주가는 4배 가까이 뛰었다.

허벌라이프 사업구조를 놓고 월가에서 내로라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맞붙자 미국 대통령 직속의 FTC가 2014년 초 조사에 착수했고 이날 판결로 두 사람의 날 선 공방은 아이칸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현재 아이칸은 허벌라이프 지분 18.3%를 확보하고 있다. 이날 허벌라이프는 아이칸이 이끄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가 최대 확보 가능 지분을 25%에서 34.99%로 늘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머니는 물론 허벌라이프의 사업구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허벌라이프는 현재 90여 개국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독립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 이를 통해 건강보조제를 판매하고 있다. 허벌라이프가 채택한 다단계 판매방식은 판매업자가 단순히 자신의 판매행위로 수입을 얻는 것을 넘어 자신이 채용한 사람들이 올린 매출 일부를 가져가는 구조다. 이러한 사업방식이 불법은 아니지만 해당 구조에서 소수의 판매자가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이에 대해 에디스 라미레즈 FTC 회장은 성명에서 “이날 결론은 허벌라이프 판매자가 몇 명의 판매자를 끌어들이는지가 아닌, 물건 판매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아이칸은 성명을 통해 “허벌라이프 경영진에 최고의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크먼은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허벌라이프가 사업 구조 개편을 충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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