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차기 총리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유럽연합(EU) 시민권자의 영국 이주를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향후 영국의 국경 통제 강화를 예고했다.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1, 2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총리가 된다면 우리는 EU에서 빠져나오게 될 것이며 그 일부로 자유로운 이동의 통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장관은 국민투표로 결정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과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재차 다짐하면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주장해온 EU 시민권자의 영국 이주에 대한 통제를 약속했다. 브렉시트 지지율(52%)이 잔류 지지율(48%)을 앞선 데는 EU 회원국으로 잔류하면 역내 자유이동의 규칙을 지켜야 해 회원국 출신들의 영국 이주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브렉시트 투표 캠페인 때 소극적이지만 잔류 진영에 섰던 메이는 1, 2차 보수당 의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13만∼15만의 일반 당원들이 참여하는 최종 투표에서 승리하려면 브렉시트 지지 당원의 표를 얻어야 할 처지다.
적극적인 탈퇴파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도 이동 통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레드섬 차관은 같은 날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U 회원국 시민의 영국 거주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EU를 떠나는 날까지 EU 시민들은 이곳에 자유롭게 머물 수 있겠지만, 자유로운 이동 규정에 따라 이곳에 온 사람들이 계속해서 머물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구적인 거주권은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드섬 차관은 EU 시민들이 영국에서 일하거나 유학할 수 있도록 취업 및 진학 허가증을 발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후보의 이같은 이동 제한 발언은 9월 8일까지 진행되는 당원 최종 투표에서 표심을 최대한 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 총리직을 놓고 메이 장관과 레드섬 차관 간의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리드섬 차관은 모성의 미덕을 강조하고 있는데 비해 자녀가 없는 메이 장관은 브렉시트로 인한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