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사이드(Sell side)에서 바이 사이드(buy side)로"
증권사의 꽃 애널리스트들이 잇달아 운용사 이직을 선택해 이목을 끌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험, 증권업 금융담당 베스트 애널 출신인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지난달 하이자산운용 리서치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증권 운송담당 곽성환 연구원도 지난 달 교보악사운용 리서치팀으로 이동했으며, 동부증권 반도체 담당 유의형 연구원도 지난달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 전략리서치팀 롱숏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 1월 영입 된 미래에셋 헤지펀드본부 롱숏운용 담당인 박헌석 롱숏팀장도 본래 동부증권에서 자산배분 전략을 전담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박 팀장이 현재 운용하는 '미래에셋밸런스롱숏증권투자신탁1호'는 연초 이후 박스피 장세속에서도 6일 현재 3.04%의 성과(제로인 기준)를 기록, 동기간 국내 롱숏펀드 유형중 성과 1위를 자랑한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던 김대근 연구원도 지난 5월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내 리서치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애널리스트들의 운용사 이직 행에 대해 나름 의미있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애널리스트 출신들이 기업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기본기가 탄탄하다"며 "실제 최근처럼 글로벌 변동성 등 예측하지 못한 여러 시나리오 환경에서 애널리스트 출신 펀드매니저들이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 상반기 일반 주식형 유형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애널 출신 펀드매니저 영입으로 수혜 효과를 노렸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올 초 푸르덴셜투자증권(현 한화투자증권)에서 증권업 애널을 거친 최두남 매니저를 영입해 대표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코리아펀드'의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엑소더스가 최근 어려운 영업환경을 대변한다고 진단했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관 자금줄이 점차 메마르고 법인 영업도 수지가 안 맞으면서 과거 대표적인 고액연봉직인 애널리스트들도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며 “양질의 인력 풀이 지속적으로 돌아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애널리스트들의 바이사이드 행이 가속화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