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안에 대한 심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발송을 놓고 2시간여 만에 말을 바꿔 거짓 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4일 오전 심사 일정과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뒤집고, 이날 오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전격적으로 심사보고서를 전달했다.
공정위는 이날 오전 10시께 한 매체의 ‘심사보고서 발송이 임박했다’는 기사에 대해 “SKT-CJ헬로비전 기업 결합 건은 심사 중으로 시정조치 방향과 구체적인 내용 등 공정위 입장이나 심사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불과 2시간여 만에 각 업체에 심사보고서를 전달했다. 공정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정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한 것과 마치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여부 결정이 임박한 것처럼 보도한 것에 대해 공정위의 최종적 조치 수준이나 심사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 결합사건에 대한 심사일정은 심사보고서 작성ㆍ발송뿐만 아니라 전원회의 개최 및 의결서 작성까지를 포함한 전체 일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의견을 기업에 전달하는 심사보고서 발송의 중요성을 공정위가 더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공정위 내부에서 이처럼 ‘엇박자’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심사일정 결정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가 인수ㆍ합병안 심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면서 SK텔레콤 측을 중심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돼왔다. 특히 공정위가 7개월(217일)이나 시간을 끌어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도 이 같은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발송시점 등에 대해 외압이 있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사무처가 독자적으로 작성 및 발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