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금감원으로부터 검사 계획을 통보받았다. 교보생명도 이번 검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보험사 모두 다음주 월요일(27일)부터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감원과 이들 대형 생보사는 자살보험금 지급을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후에도 이들 생보사는 소멸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해 금감원과 대립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보유한 소멸시효 경과 미지급보험금(지연이자 포함)은 각각 431억원, 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포함한 전체 자살보험금 미지급금은 삼성생명 607억원, 교보생명 26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금감원의 검사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 배경에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자살보험금과 관련된 재해사망특약 보유 건수가 가장 많은 두 곳이기 때문이다. 2년 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기준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95만4546건, 교보생명은 46만6818건의 자살보험금 관련 재해사망특약 계약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ING생명을 비롯한 일부 중소형사들이 소멸시효 여부를 떠나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면서 대형보험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칼끝이 더 날카로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ING생명은 지난 20일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청구된 자살 재해사망보험금은 총 574건, 837억원(이자 포함)을 지급할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행정소송도 모두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ING생명의 이날 결정으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업체는 신한·메트라이프·하나·DGB생명 등 5개로 늘었다
흥국생명도 내부 보고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금 규모는 32억원(70건), 이중 소멸시효가 지난 금액은 27억원(56건)이다.
반면, 이번에 금감원 검사를 받는 삼성·교보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 PCA생명,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은 지급을 유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