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의 초반 개표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초접전 속에 잔류와 탈퇴 우위가 계속 바뀌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투표는 현지시간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에 마감됐다. 최종 결과는 24일 오전 7시에 나오지만 시장은 일찌감치 브리메인(영국의 EU 잔류·Bremain)에 베팅했다. 덕분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1%대가 넘는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했고, 외환시장에서는 브리메인 전망에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등, 파운드화 가치는 한때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5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투표 종료 직후 나온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잔류가 우세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에서 EU 잔류 지지율은 52%로 EU 탈퇴(48%)를 앞섰다. 뒤이어 나온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모리의 조사에서는 EU 잔류 54%, 탈퇴가 4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된 유고브의 여론조사 결과보다 찬반 격차가 4%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더 커진 것이다. 이날 첫 개표 결과를 공개한 영국령 지브롤터에서도 잔류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개표 결과와 최신 여론조사에서 잔류 의견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국을 유럽 내에서 더욱 강하고, 안전하고, 잘사는 데 투표한 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달라졌다. 24일 오전 1시 7분, 개표가 2.4% 진행된 가운데 EU 탈퇴가 53.9%로, 잔류 46.1%를 앞섰다. 브리메인에 베팅했던 시장도 불확실성쪽으로 쏠리며 요동쳤다. 파운드화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엔화값은 달러 대비 2% 오르며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일본증시와 국내증시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