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개표에서 초반 ‘잔류’ 의견이 우세하면서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가 경고한 파운드화 가치 폭락에 따른 ‘블랙 프라이데이’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표 전후로 찬반 양론이 워낙 팽팽해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표 결과가 잔류든 탈퇴든 글로벌 시장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글로벌 증시를 위협하는 3대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브렉시트 다음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특히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브렉시트 리스크를 이유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보류한 미국 금융당국의 행보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지난 15일 FOMC 6월 정례회의 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0.25∼0.5%로 동결했다. 지난 4월 FOMC 정례회의 이후 6월 금리인상설이 급부상했지만 지난 3일 발표된 5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에 크게 못 미치면서 6월 인상설이 사실상 사라지는 등 상황은 반전됐다. 여기다 브렉시트 가능성도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만든 주요인이었다. 당시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여부가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며,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결정에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준이 금리 동결의 주요인으로 꼽았던 브렉시트 리스크가 제거되면 연준은 7월 FOMC에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옐런 의장은 이달 FOMC 후 질의응답에서 “7월 금리인상도 불가능하진 않다”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표류하는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추이도 글로벌 증시를 짓누를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내달 12일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는데, 시장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S&P500지수 구성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것이다.
미국 대선 레이스도 미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대선이 임박할수록 미국 대선 레이스가 증시의 최대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부 전문가는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시장의 최대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미국 대선 본선 레이스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한다면 시장은 불확실성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