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 발목잡는 ‘브렉시트’… 하반기 수출 여건에 ‘빨간불’

입력 2016-06-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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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석유제품 타격 불가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가 미국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우리 수출을 위협하는 최대 대외악재로 부상했다. 오는 23일 브렉시트 찬반 투표를 앞두고 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유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하반기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수출점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품목별로 살폈다. 산업부는 우선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실제 영국이 EU를 탈퇴하기까지 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어 장·단기적인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영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은 5월 말 기준 1.5%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하면 유가 하락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국제유가 영향을 받는 주력 수출품인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에 대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로 유가가 하락하고 달러 강세의 가능성이 있어 유가영향품목의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유가는 브렉시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5주간의 상승세를 멈췄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날 공개한 ‘국제유가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평균 기준유가를 전년보다 18.9% 하락한 배럴당 41.11달러로 예상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가가 40달러선 밑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과의 교역 위축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EU에 대한 수출 비중은 9.8%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U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우리 수출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발생하는 교역 역시 위축될 수 있으며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가 EU와의 FTA 수준보다 낮을 경우에는 국내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달라질 것”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영국의 EU 잔류 지지율이 증가하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예측불가능한 결과에 대비해 수출 여건 및 동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품목별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또 브렉시트 투표 전후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유사시 비상계획에 따라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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