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에서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와 사모펀드에는 브리메인(Bremain,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에 저가매수를 노린 ‘스마트 머니’가 유입되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유럽시장 전망에 투심이 쏠리는 셈이다.
2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집계에 따르면 유럽 펀드(공모)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5.85%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도 -3.49%로 수익을 낸 유형이 단 한 개도 없었다.
한 주 동안 유럽 펀드에서는 201억원이 유출됐다. 특히 유가가 저점을 찍은 후 회복세를 보인 최근 3개월간 1440억원 규모 투자금이 차익을 실현하고 떠났다. 유럽 펀드 중 가장 자금유출이 컸던 펀드는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로 최근 일주일간 139억원이 순유출됐다.
반면 같은 공모펀드지만 ETF에는 돈이 들어오고 있다. ‘미래에셋TIGER유로스탁스50증권ETF(주식-파생)(합성H)’에는 연초 이후 96억원이 몰렸고, 브렉시트 우려가 커진 최근 1개월, 일주일 사이에도 자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았다.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도 연초 이후 296억원이 들어왔다.
장세 변화에 따라 한발 앞서 투자하는 일명 ‘스마트 머니’는 저점 매수를 눈여겨보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자산운용 담당자는 “영국 하원의원 피살사건이 있기 전에도 현실적으로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다고 본 투자자들 위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더라도 실제 탈퇴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KEB하나은행 서압구정 PB센터장은 “유럽이나 국내시장 모두 크게 조정받은 것은 아니어서 스마트머니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엔 부담이 있다”면서도 “최근 고액 자산가들은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미국 금리 등에 연동한 파생형 사모펀드나 사모 ELS 등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불투명한 유럽시장 전망에도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은 활발히 설정·판매되고 있다. 에프앤자산평가에서 평가하는 공모형 상품을 기준으로 6월 이후에만 이 지수를 기초로 한 ELS(기초지수 중복 포함)가 232개 발행됐다.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브렉시트로 저평가된 유럽 내 우량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기회로 삼아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