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6월 19일 루 게릭 메이저리그의 신화였던 희귀병 야구선수

입력 2016-06-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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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기자 baejh94@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 빌 게이츠는 2014년에 얼음물을 스스로 뒤집어쓰는 영상을 공개했다.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동참으로 화제가 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였다.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 바로 루게릭병 치료방법 개발을 위한 기부를 촉구하는 행사였다.

루게릭병으로 이름이 붙은 것은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신화적 선수 루 게릭(1903.6.19~1941.6.2)이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독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루 게릭은 1923년 MLB 입성 이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은퇴한 1939년까지 줄곧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다. 그가 세운 2130경기 연속 출장기록은 1995년 칼 립켄 주니어가 1995년 깨기까지 56년간 이어져왔다. 8시즌 연속 120타점 이상, 역대 1루수 최다 타점과 득점 및 최고 출루율, 최다 장타도 그가 남긴 기록이다. 역대 세 번째, 20세기 들어 최초로 한 경기 4개 홈런을 치기도 했다.

희귀병으로 퇴장하게 된 최고의 선수 루 게릭을 기리며 양키스는 은퇴식 날 등번호 4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MLB 최초의 영구결번이었다. 1939년 시즌 종료와 함께 전미야구기자협회도 그를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원래 은퇴 후 몇 년이 지나야 헌액될 수 있지만 그는 예외였다.

루 게릭은 은퇴 이후 더욱 빛이 났다. 길어야 3년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뉴욕 시민을 위해 봉사할 일을 찾다가 가석방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때에도 묵묵하면서도 충실하게 임무를 다했다.

은퇴 2년 만에 그가 숨지자 부인 엘러노어는 1984년 80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재혼하지 않고 남편을 빼앗아간 ALS 연구 지원에 헌신했다. 게리 쿠퍼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야구왕 루 게릭’이 각별한 부부애를 잘 묘사했다. 배준호 기자 baejh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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