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온라인 P2P(개인 간) 대부업체가 극심한 경영난에 처하자 투자자들에게 빚을 갚겠다고 제안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2P 대출업체 휘룽퉁(chinatou.com)은 지난주 저우친더 회장이 구속되면서 회사가 더는 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투자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됐다고 발표하면서 “대신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회사와 연계된 양조업체가 생산하는 바이주로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주는 중국 고급 술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량주로 알려진 술이다. 문제의 대출업체는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1850명의 투자자에게 2억3000만 위안(약 407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북경일보는 바이주가 값싸고 흔한 술에서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등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가치평가가 어려운데다 판매도 힘들어 현금 대신 바이주로 빚을 갚겠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저우친더 회장의 체포는 이 회사의 투자자들이 최근 당국에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의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유치한 투자금을 대출업에 활용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금융기관의 감시 없이 온라인에서 개인간 자금을 대출하는 서비스인 P2P 대출은 그림자 금융의 일부로 지적돼왔으며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급성장했다. 이들 업체 대부분 중국 당국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보니 부실 운영은 물론 폰지 사기와 같은 금융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중국 인민은행과 금융감독 당국이 P2P 업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