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이다. 농민들은 태풍, 가뭄, 우박 등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한번의 태풍으로 1년간 키워 온 농작물과 그로 인한 수입을 상실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농작물 피해 보상을 해주는‘농작물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반가운 것은 이 때문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과 농가의 안정을 위해 태풍과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험으로 보장한다. 이 보험은 농어업재해보험법에 근거해 2001년부터 사과와 배에 한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농협손해보험뿐이다. 농협손보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농작물재해보험을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다. 다만, 농협손보는 관련 물건들을 받아 리스크 분산차원에서 재보험으로 일부 보험사에 물건을 넘겨주고 있다.
농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는 많지 않다. 보험료 50%는 정부가, 약 30%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준다. 농가는 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가입률 증가를 위해 ‘무사고 환급제’도 시행하고 있다. 무사고 환급이란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 일부를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그동안 일부 농가에서는 보험 가입 후 재해가 없어 보험료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환급제도는 이런 우려사항을 반영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무사고 환급제’에 따르면, 보험기간 중 재해를 입지 않은 농가는 부담한 보험료 70% 정도를 환급(특약보험료 제외) 받는다.
예컨대, 농가부담 보험료 10만원으로 ‘벼’ 보험을 가입하고 재해를 입지 않은 경우, 무사고 환급특약을 가입한 농가는 약 7만원(70% 수준)을 돌려받는다.
그간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과 보장품목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가입률은 2012년 13.6%, 2013년 19.1%, 2014년 25%으로 증가했다. 벼 재배면적 기준으로 가입 현황을 보면, 지난해에는 벼 재배면적의 17%(8만9311ha)만이 해당 보험에 가입했었는데, 최근에는 26.7%(13만7509ha)로 가입률이 증가했다.
보험 가입대상 품목도 처음 5개에서 2014년 59개로 증가했다.
다만, 보상 품목이 제한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예를들어, 인삼은 일부 시범지역을 제외하고는 피해 보장이 되지 않는다. 지난달 초 포항·봉화 등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강풍으로 인삼이 큰 피해를 입었으나 농식품부가 인삼을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작목에 포함시키지 않아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는 이천과 괴산 등 전국 7개 시군 시범사업 지역에서만 인삼 품목 재해 보험이 가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