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물가지표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디플레이터가 또 다른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민간소비지출(PCE)디플레이터에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국제유가 급락에 GDP디플레이터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물가에 대한 설명력이 떨어졌었다. 결국 이같은 현상은 GDP디플레이터가 물가지표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GDP디플레이터가 한때 급등했던 것은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수출보다 수입부문 GDP디플레이터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분기 GDP디플레이터 중 수출부문은 -3.8%인데 반해 수입은 -11.8%를 기록했다. 수출입간 디플레이터차가 8%포인트에 달했던 것이다. 반면 올 1분기에는 그 차이가 6.3%포인트(수출 -3.1%포인트, 수입 -9.4%포인트)에 그쳤다.
이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격이 크게 하락한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월 평균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각각 51.7%와 41.7%로 급락했었다.
한은은 그간 국제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가중치 적용 차이, 그리고 수출입 의존도가 큰 우리경제의 특성상 GDP 디플레이터를 물가지표로 보기에 제약이 따른다고 밝혀온 바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내수가 80~90%를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GDP디플레이터와 CPI간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반면 우리처럼 수출의존도가 큰 국가의 경우 수출과 수입가격이 국내가격과 달리 움직이면 GDP디플레이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GDP디플레이터 하락은 유가하락에 대한 가격반영이 뒤늦게 이뤄진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GDP디플레이터는 경기 전반에 대한 지수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중간 정도에 위치했었다. 반면 최근 급등은 국제유가 변동에 좌우됐던 것”이라며 “GDP디플레이터에는 수출입물가인 교역조건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GDP디플레이터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유가의 급변동이 잦아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급등은 이례적이었던 것으로 현재는 물가 설명력을 복원하는 정상화 과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2014년 GDP디플레이터가 0%대로 떨어지면서 우리경제가 디플레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이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나오며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