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실적개선 발목을 잡았던 미국 지점 부실을 사실상 털어냈지만, 건전성 지표 하락이라는 또 다른 난제에 부딪혔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1분기 순이익 700억원으로 전년 동기(688억원) 대비 1.8%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미국 지점 부실 문제로 17억원 당기 순손실을 봤지만 지난해 4분기(688억원 순익)를 기점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개선이 본격화된 데엔 그간 발목을 잡았던 미국 지점 일반보험의 손해율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KB손보는 2013년 전후 미국지점에서 판매한 1년 만기 일반보험(기업성보험)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일반보험 대규모 손해액 적립으로 620억원 손실을 봐야했다.
이에 일반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기존 80%대에서 2, 3분기 각각 129.8%, 197.2%으로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올 1분기 일반보험 손해율은 79.5%로 감소해 최고점 대비 100%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이를 근거로 업계는 KB손보가 4분기 이후 미국 지점 부실을 사실상 털어낸 것으로 보고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3년 전후 판매했던 일반보험 만기가 끝나간다”며 “지난해 크게 부실 털어내 향후 대규모로 손실을 볼 것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미국 지점 추가 손해액 적립규모는 150~200억원 수준, 내년 이후에는 100억원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당시 판매한 일반 배상보험 관련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추가적립금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향후 패소 등 문제로 내년 추가적립한다 해도 100억 미만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 4분기 이후부터 턴어라운드를 했다”며 “150~200억원 정도 추가 적립이면 부담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손보사 중 가장 낮은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RBC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주요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B손보 1분기 RBC비율은 179.4%로 대형 손보사 5개사 중 가장 낮다. 삼성화재는 363.4%, 현대해상은 180.4%, 동부화재는 217.1% 메리츠화재는 207.7% 수준이다.
또한 손보업계 평균인 267.1%(지난해말 기준) 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따라 업계는 KB손보가 올해 자본확충을 위해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KB손보가 유상증자할 것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며 “유상증자 시 자본시장 변동이 우려되지만 제 3자배정 방식으로 해 그 변동 폭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대해 KB손보 관계자는 “자본확충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