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절벽, 수출부진에 올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견인하는 설비투자가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았다는 점이다.
민간소비가 전기대비 -0.3%를 보여 2014년 2분기(-0.3%)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특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지난해 말로 끝나면서 연초 자동차판매가 급감한 때문이다. 2월3일 재인하를 발표했지만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 셈이다.
수출도 전기대비 -1.7%를 보이며 2008년 4분기(-4.3%) 이후 7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도 -3.5%로 2011년 3분기(-4.1%)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성장기여도는 내수가 -0.3%포인트로 2014년 1분기(-0.1%p) 이후 2년만에 마이너스 기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커 순수출 기여도는 0.8%포인트를 기록 2014년 4분기(0.0%p) 이후 1년3개월만에 플러스 기여로 돌아섰다.
미래 먹거리를 담보하는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5.9%로 2012년 2분기(-8.5%)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기계류에서 가격 하락과 업황부진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줄어든데다 운송장비쪽에서도 중대형 항공기 도입 감소와 승용차 부문이 줄어든 때문이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계와 운송장비의 경우 관련 투자가 줄면 통상 생산둔화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2분기 이후 대형 항공기 도입이 예정돼 있어 운송장비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전기대비 1.3%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재정조기집행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건설투자도 전기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2001년 3분기(8.6%) 이후 14년반만 최고치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 12월 준공예정인 광교신도시를 비롯해, 김포한강, 판교, 동탄제2, 운정, 위례, 양주, 아산 등 신도시 개발에 따른 주거용주택 건설이 증가한 때문이다.
전승철 국장과 한은 관계자는 “전기대비로는 전분기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부진했다”며 “모니터링 결과 3월부터는 자동차와 휴대폰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