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동부건설 인수전이 예상 밖의 흥행을 이끌어냈다. 6일 마감한 예비입찰에 9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인수전을 뜨겁게 달궜다.
동부건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지난 6일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사모펀드(PEF) 업체와 중견건설사 등 총 9곳이 LOI를 제출했다.
동부건설 측은 LOI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달 11일부터 29일까지 예비실사 과정을 거친 후 오는 5월 10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처럼 동부건설 인수전이 예상 밖의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로는 동부건설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꼽힌다. 동부건설은 ‘센트레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토목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서도 괜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온 매물 중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된 편”이라며 “중소형 건설사가 동부건설을 인수할 경우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호반건설이 이번 동부건설 인수전에 참여했을 것으로 관측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호반건설은 토목분야 사업 확장 차원에서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
울트라건설은 전체 매출 규모는 크지 않은 중견 건설사지만, 토목사업 비중이 전체의 30% 가량으로 높은 수준을 차지한다.
이번에 호반건설이 동부건설까지 손에 넣게 된다면 공공공사 수주 부문 비중을 높게 끌어올려 기존의 주택 사업 부문을 넘어서 공공공사 등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확인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도 매물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매각될 경우 동부건설을 인수한 곳은 채권가인 500억원 이상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계속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해당 매각가 산정에 있어 매수자와 매도자 양측의 의견이 대립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던 동부건설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 가치 평가 산정에 있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매각 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동부건설의 체질 개선도 인수자가 몰린 배경으로 언급된다.
동부건설은 올해 매물로 등장하기에 앞서 회생채권 3200억원 중 약 1000억원을 상환하는 등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결산 재무제표가 괜찮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매각을 시도했다”며 “매각가를 기존 3000억원 대에서 2000억원대로 낮춰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동부건설 인수전 마감 당일에 업체의 신청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5일 오전만 해도 동부건설에 LOI를 제출한 곳은 단 한 곳뿐이었고, 6일 오전 기준 LOI 제출 업체는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에 관심을 가진 업체들이 끝까지 고심하다 막판에 LOI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말 그대로 인수의향이기 때문에 실사 과정 이후 본입찰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