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언개발 회장의 야심작인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25일 새단장을 마치고 3~7층 전층 개장해 '그랜드 오픈'했다. 2만7200㎡ 면적에 600여 브랜드가 들어선 '매머드급 면세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듯 외관 분위기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이날 지하철 1호선 용산역 3번 출구에서 바로 면세접 입구로 이어진 길목에는 쉴새없이 중국말이 들려왔다. 3층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진한 화장품과 향수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꽉차게 들어선 수많은 브랜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눈에 담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지난해 12월 24일 1차 오픈때는 보지 못했던 소위 하이엔드급 브랜드들이 군데 군데 눈에 띄었다.
예거 르쿨트르, IWC, 쇼파드, 파네라이, 브라이틀링, 태그호이어, 제니스 등 럭셔리 시계 브랜드와 몽블랑, 톰포드, 조말론 런던 등 잡화·화장품 브랜드를 새로 입점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측은 " 지난해 3·4층과 6층을 연 프리오픈 이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왔다"며 "그랜드오픈 이후에도 지속적인 MD강화를 계획이며, 4~5월 랄프로렌과 토리버치 등 등 패션·잡화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매장을 방문할때마다 쇼핑백을 든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로 넘쳐났다. 이들은 쇼핑 천국에 온듯 오전 이른 시간부터 쇼핑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었다.
4층과 5층을 둘러보니 확실히 기존 프리오픈때와는 차별화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그랜드 오픈은 4층의 기존 패션·잡화 라인을 강화하고 5층 럭셔리 브랜드관을 새로 열며 '해외 명품 라인'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십분 이해가 됐다. 4층에 지방시와 에르메네질도 제냐, 마크 제이콥스 등 명품 패션 브랜드가 신규 입점했다.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낸 5층에는 멀버리와 필립 플레인,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지미 추, 겐조 등이 새로 들어섰다. 또 요우커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인 타임, 마인, 시스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이 면세점에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기준으로 4층과 5층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45개다.
유난히 요우커들의 발길이 많이 향한 6층은 수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은 프리오픈때 이미 선보인 한류관(K-Discovery Zone)이다. 이니스프리, 미샤, 잇츠스킨,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토니모리, 제이에스티나, 정관장 등 국산 화장품·잡화·패션·식품 등의 브랜드가 총 망라된 곳이다. 브랜드 개수만 239개로 가장 많은 층이다. 이 사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한류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의 이 곳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7층에는 이 사장이 한류와 함께 강조했던 상생이 집약된 곳이다. 이름도 지자체·토산품 상생관으로 불리운다.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남·북도 등 지자체관은 물론 한국식품명인협회, 수협중앙회, 중소기업센터, 코레일 등과 관련된 특산물·전통식품민예품 등 총 184개를 만날 수 있다.
오는 2017년에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연결 통로로 갈 수 있는 1700여 객실의 국내 최대 비즈니스 호텔 단지 완공도 예정돼 있다. 주변 용산 전자상가의 환경 디자인과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쇼핑과 관광, 식사, 숙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몰링'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장기적인 목표는 '매출 1조 면세점'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신라면세점 장충동 본점에 이어 서울지역에서 3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면세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 올해 매출액은 5000~600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회사 측은 "일부 명품 유치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도 5층 명품관이 새로 문을 열며 연간 5000~6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비록 그랜드 오픈에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이 빠졌지만 아직 '유치 실패'라고 단언할 단계는 아니며, 지속적으로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 양창훈, 이길한 공동대표는 "이번 그랜드 오픈을 통해 그간 공들였던 'K-Beauty, K-Cos, K-Food'와 같은 한류 상품 뿐 아니라 해외 명품 라인도 대부분 갖추게 돼 명품과 한류, 상생이 함께 이뤄지는 관광 허브형 면세점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며 "서울이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면세점을 만들어 전국 2000만명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