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 티포인트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7000만엔ㆍ약 7억원)에서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오에 가오리(일본)가 김하늘(28ㆍ하이트진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에는 20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이라시의 가고시마 다카마키 골프장(파72ㆍ6423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여 7언더파 209타로 공동 2위 이보미(28ㆍ혼마골프), 와타나베 아야카, 가시와바라 아스카(이상 일본ㆍ6언더파 210타)를 한 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김하늘과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오에의 우승은 드라마틱했다. 17번홀(파3)까지 2위 그룹에 2타 앞섰던 오에는 마지막 18번홀(파4) 티샷을 오른쪽 러프 깊숙한 지점에 떨어트렸다. 설상가상으로 오에의 볼은 큰 나무 밑에 바짝 붙어 있다. 하지만 오에는 언플레이블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세컨드 샷을 시도했고, 볼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반대편 워터해저드로 들어갔다.
결국 오에는 1벌타를 받은 뒤 4번째 샷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보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더블보기를 범한다면 2위 그룹 선수들과 연장전에 돌입한다. 2위 그룹에는 이보미도 포함돼 있었기에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이었다.
오에의 샷 한 번에 경기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에는 4번째 샷을 핀 1m 옆에 떨어트려 보기로 막았다. 결국 우승컵은 오에의 차지였다.
경기를 마친 오에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잠을 못 잤다”며 챔피언 조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그럴 만도 했다.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JLPGA 투어에서도 두 대회 연속 외국인 선수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오에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감이었다.
이에 대해 오에는 “아무래도 일본 투어니까, 일본 선수가 활약을 해야 흥행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한국 상금왕 출신 김하늘 선수와의 동반 라운드는 대단히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에는 또 “(김하늘과) 함께 JLPGA 투어 흥행을 이끌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