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올해 연구개발(R&D)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R&D투자 비용에 인색하다는 인식을 들었던 유한양행은 지난해 4분기부터 R&D 투자 비용을 늘리고, 최근엔 미국 항체 신약개발업체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를 투자해 미국 항체신약 개발전문업체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 유한회사'를 설립한다고 2일 밝혔다.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의 지분 51%를 확보,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 3명을 선임하게 된다. 소렌토는 면역체크포인트 항체 후보물질 3종의 기술을 제공할 방침이다. 면역체크포인트 항체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해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다.
이 같은 합작투자회사 설립은 R&D 강화를 위한 유한양행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신약 개발을 위해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R&D 강화에 꽂힌 유한양행이 이번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R&D 강화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의 R&D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는 늘어난 투자 예산과도 연계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R&D 투자 예산을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1000억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그동안 유한양행은 회사 규모에 비해 R&D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유한양행의 R&D 투자 예산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2% 증가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올해 R&D 투자 예산 확대가 유한양행의 눈에 띌만한 행보로 비춰지는 이유다.
이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의 경영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이 사장은 오는 2018년까지 신약 3개를 기술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지난해 대규모 기술수출로 단숨에 국내 1위 제약업체로 도약한 한미약품의 사례도 유한양행을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는 첫 번째로 개발할 면역체크포인트 항체에 대한 미국·유럽·일본을 제외한 지역의 독점권을 갖게 된다. 첫 번째 면역체크포인트 항체는 내년 하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