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저유가를 등에 입고 실적개선을 이룬데다, 최근 2조원대의 ‘깜짝배당’을 실시하며 투자 매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5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 회사는 이날 6만원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주가 상승률은 20%에 달한다. 지난해말 시가총액 3위 자리에서 최근 2위 자리도 꿰찼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글로벌 경제 불안에 1% 가까이 빠졌다.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세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하락에 따라 연료비와 전력구매비 등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순 배럴당 60달러대였던 WTI(서부텍사스유)는 올해 들어 30달러대로 반토막 났다.
국제 유가 하락세는 한국전력의 실적 증가를 가져왔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0%가 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인 1조7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력판매량이 0.9%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이 세배 넘게 늘어난 것은 발전 믹스가 좋아진데다, 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배당 정책도 투심을 홀렸다. 지난달 29일 한국전력은 주당 3100원의 ‘서프라이즈’ 배당을 발표했다. 총 배당금액은 1조9900억원으로 배당기준일 대비 수익률은 6.2%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배당금 500원보다 6배 증가한 수치로 시장추정치인 1500~2000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한국전력의 배당 확대는 투자 매력을 높은 것은 물론 고수익이 전기요금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해소했다. 지난달 24일 정부는 올해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28%로 설정했다. 오는 2020년까지는 40% 수준으로 확대해 재정여건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의 고수익은 전기요금인하보다는 올해와 같은 배당성향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동사의 호실적이 급격한 전기요금인하로 이어지기 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향후 배당성향까지 상향될 수 있어 안정적인 배당주로서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