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첨단 우주탐사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미 우주협력협정 문안'에 대한 양국 간 합의가 이달 28일 완료 돼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한미 우주협력협정은 2010년부터 본격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하는 등 양국간 우주협력을 강조한 데 이어, 양국 정상 간에 우주협력협정 체결 추진에 합의하면서 급진전됐다.
한미 우주협력협정 체결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이어 과거 정부에서 이루지 못했던 숙원을 달성한 것으로, 핵안보정상회의, 원자력협정 고위급회담 등을 앞두고 양국간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재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협정은 미국이 아시아 국가와 최초로 체결하는 우주협력협정이며,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미국이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러시아, 캐나다, 프랑스,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노르웨이,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 등 총 10개국이다.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주요 우주개발국들은 기관간 프로젝트 협정은 다수 체결했으나, 정부간 우주협정은 체결하지 못한 상태이다.
한미 우주협력협정은 우주기술의 평화적 활용 목적 하에 우주과학, 지구관측, 우주탐사 등 양국의 우주협력 전반에 있어 법적ㆍ제도적 토대를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행기관간 약정을 통해 산발적으로 시행되어 오던 우주협력이 정부간 협정 체결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됐으며, 양국의 우주개발 실무기관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협력의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박재문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번 우주협정 체결을 통해 세계 최고의 우주기술강국인 미국과 본격적인 협력이 추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우주기술은 개발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매우 높아 모든 국가들이 효과적인 우주기술개발을 위해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02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무인 달 탐사 프로젝트는 달 궤도선 개발 및 우주항법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한미우주협정은 우리가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미 우주협력협정 체결은 한국의 우주분야 기술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변화가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우주기술개발을 시작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5위권의 지구관측 위성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발사체 개발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미래부는 향후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세계우주시장 진출 등 체계적인 한미 우주협력 로드맵을 마련해 정부와 관련 기관 및 산업체가 합심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