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밴(VAN) 수수료 정비에 나섰다.
2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이 밴 수수료 체계 개편을 완료한 가운데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이 밴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는 정률제로 전환했다. 두 카드사 모두 2017년 1월부터 전 가맹점에서 이뤄진 결제에 대해 정률제로 밴 수수료를 지급한다. 신한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높고 국민카드는 체크카드 비중이 높아 정률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률제는 결제금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결제액의 5% 정도를 밴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기존 정액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액제는 승인 건수를 기준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다.
다만 결제금액별로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구간정액제로 변경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밴사들과 구간정액제 도입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롯데카드도 큰 방향에서는 구간정액제로 정하고 밴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큰 방향에서는 구간정액제로 정하고 밴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다. 밴사는 지금까지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카드사로부터 결제 건당 70~150원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소액결제가 급증하면서 밴사 수익이 급증한 데 반해 카드사들은 “1만원 이하 결제는 역마진이 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2011년 7700억원에서 2012년 9100억원, 2013년 1조1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소액결제가 많은 은행계 카드사들이 정률제 방식을 선호하고 있고 전업계 카드사들은 정액제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률제든 정액제든 가장 큰 목적은 밴수수료로 나가는 절대금액을 낮추자는 것이라 실제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률제로 바꿨는데 금액 자체가 줄지 않고 늘어난다면 다시 정액제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