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여건에 이르는 서울중앙지법의 임대차 분쟁 해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은 다음달부터 생계형 분쟁을 전담하는 '생활형 분쟁 집중처리부'를 마련하고,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신속처리 절차(패스트트랙)를 도입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생계형 분쟁'이 대부분인 민사 단독 사건(소액 제외)의 평균 처리기간은 2014년 기준 160.8일이다. 사건 당사자인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선고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생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돈을 빌려줬다가 못받는 대여금 사건이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반환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사건 등이 대표적인 생계형 분쟁으로 꼽힌다.
이번에 신설되는 특별처리 절차대로라면 당사자 간의 다툼이 없는 사건은 신속처리 절차를 전담하는 법관이 심리하게 된다. 반면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건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경험·경륜이 풍부한 법관이 전담해서 집중심리한다.
특히 임대차 사건은 오는 3월 중순부터 판결이 아닌 조정 절차로 먼저 해결하는 게 원칙인 것으로 바뀐다. 임대차 사건에 대한 조정 경험이 많은 상근조정위원의 도움을 받으면 빠른 시일 내에 분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민사단독 사건 중 임대차 관련 건물인도, 임대차보증금 반환, 유익비 반환, 손해배상 등의 사건이 이번 시행 대상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2일자로 단행되는 정기인사에 맞춰 파산 전담 인력도 보강한다. 부채 30억원 미만의 소기업을 위한 '간이회생 전담재판부'는 기존 1개 자판부에서 2개 재판부로 증설된다. 법인파산 사건의 경우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법인파산 조사확정 전담재판부'를 두기로 했다. 또 외부회생위원은 개인회생 사건 중 영업소득자 사건을 전담하게 되며, 이를 전담하는 재판부 역시 15개 재판부로 재편된다.
임광호 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는 "국민의 생활형 분쟁에 대해 사안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심리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