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災 만난 원·달러 환율…“이르면 6월 1300원선 넘어설 수도”

입력 2016-02-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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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자본유출·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北리스크까지…당국 금리 미세조정·확대재정 필요

‘외국인 자금유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 대결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시장이 삼재(三災)를 만났다. 그렇잖아도 원ㆍ달러 환율은 중국경기 불안감, 미국 연준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선호 심리로 상승압력(원화약세)을 받아왔던 터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좀처럼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1220원을 돌파하며 5년7개월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은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불안에 대내 악재 더해져 = 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0거래일 동안 무려 28원이나 치솟았다. 상승한 날이 7거래일이나 됐고, 지난 3일과 17일엔 하루 사이 10원 넘게 급등하는 장을 연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달러화 강세라는 요인에다 지정학적 리스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인하 소수의견 출현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 등 여러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금은 안정을 찾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약세를 보였던 원화가 제자리를 찾아갔어야 맞았다”면서 “최근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채권시장에서도 유출되고 있는데다 금리인하 기대와 북한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역외세력을 중심으로 원화약세 심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원화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전고점인 1120원을 뚫은 이상 이달말 1250원까지 오를 수 있겠다. 1265원까지도 가능해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문일 유진선물 연구원도 “중국경기 우려에 미 연준 금리인상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행 마이너스금리 도입 역효과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한은 금리인하 기대감과 북한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원ㆍ달러환율이 빠르면 6월 1300원까지 오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수출기업엔 호재? 예전만 못하다…당국 미세조정 나서야 = 원화약세는 수출기업들에 가격경쟁력 강화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경제상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에서 수출기업들이 이 같은 혜택을 얼마나 누릴지 의문시된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원ㆍ달러 급등을 동반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최근 원화약세를 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원ㆍ달러는 물론 원ㆍ엔 환율도 높아지고 있어 수출기업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산성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면서도 “원ㆍ달러 상승 원인이 글로벌 경제 불안에 있다는 점에서 수출에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지는 글쎄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환율 급변동에 대한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 미세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한은 금리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환율 급변동에 따라 기업이 어려울 수 있다.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며 불안심리를 잠재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원화약세 기조에서 기준금리를 움직여 환율에 추가로 변화를 주고자 하는 시도는 아닌 것 같다. 정책당국은 자본유출입에 유의하면서 시장안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원ㆍ달러가 오르고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확대재정을 통해 국내경기를 부양시키고 수출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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