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그제의 고통”…일부 신흥국 달러 암시장, 환율 최고 136%↑

입력 2016-02-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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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지역의 5개 신흥국의 외환 암시장에서의 달러 대비 자국 통화 환율이 공식 환율보다 최고 136%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자료 조사를 통해 나이지리아와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앙골라, 타지키스탄 등 5개 국가의 암시장 환율이 자국의 공식 환율보다 최저 4%에서 최고 136%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암시장 환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앙골라였다. 앙골라 통화 콴자의 암시장 환율은 공식 환율보다 136% 높았다. 통상 암시장은 해당 국가에서 달러 부족 사태가 있을 때 번창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달러 공급이 부족하면 높은 환율에 달러를 사고팔 수 있기 때문. 이는 곧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는 낮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암시장 환율은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 통화의 적정 가치가 얼마나 절하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코메르츠방크의 사이먼 퀴자노-에반스 신흥시장 전략가는 “암시장 환율은 시장 환율을 더 잘 반영한다”라며 이는 역내 참가자들과 개인이 자국 통화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5개 국가는 달러에 자국 통화를 고정시킨 페그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겹치면서 달러에 자국 통화 환율을 고정시켜놓은 환율제도가 해당 국가의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상품시장 약세가 지속되다 보니 결국 카자흐스탄과 아르헨티나 아제르바이잔 등 일부 국가는 자국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를 포기하고 달러 페그제를 폐기한 바 있다. 번트 버그 소시에테제네랄(SG) 신흥시장 부문 전략가는 “신흥시장 일부 국가에서 비공식 환율이 공식 환율의 괴리가 크다는 것은 곧 페그제가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나이지리아와 같이 일부 국가들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지속 불가능한 상태며 일단 페그제가 깨지면 현지 통화에 투자한 이들은 엄청난 손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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