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제조업체 보잉이 총력을 기울여 개발한 첨단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가 악몽이 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87 드림라이너와 747 점보 여객기 등 2개 기종에 대한 보잉의 생산비와 판매량 예측 관련 회계방식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드림라이너는 탄소복합 소재 등 첨단 소재로 경량화를 이루고 리튬이온배터리의 대대적인 사용으로 기존 모델모다 연비를 20%가량 개선한 보잉의 최대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이 기종은 개발 지연과 부품 조달 등 온갖 문제로 납품이 당초 계획보다 3년 반이나 미뤄졌다. 또 지난 2013년 고객사에 처음 인도된 후에도 크고 작은 품질 문제가 터져 보잉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747 점보 여객기도 드림라이너와 함께 보잉의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아이콘과 같은 기종이면서 개발 당시 온갖 난관으로 골치를 앓게 했던 기종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SEC의 조사는 내부 고발자의 제보로 이뤄졌다. 한 관계자는 “두 기종의 장기 수익성에 대한 보잉의 예측이 적절했는지가 집중적인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여객기 개발 초기 들어갔던 막대한 투자비와 생산비를 여러 해에 걸쳐 분산 반영하는 회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SEC는 항공업계에 이런 방식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재량권을 줘서 기업들이 잠재적 손실을 감추고 실적을 매끄럽게 가다듬을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SEC 관계자들은 아직 보잉 건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슈가 너무 복잡하고 항공업계 회계 관련 규정이 뚜렷하지 않아 결론 도출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가 오랜 기간에 걸쳐 생산비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예상 비용과 매출 전망치를 항상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 항공기 생산으로 얻은 이익이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 회계 장부에 손실로 잡아야 한다. SEC는 보잉이 회계장부에서 두 기종의 판매치를 너무 낙관적으로 잡아 이런 손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또 생산비 절감 예상이 실현가능한지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