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 1979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던 롯데쇼핑 중국 비즈니스가 화근이 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법인 사업 등을 반영했을 때 346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당기순익이 6157억원 규모로 1년 새 약 1조원의 순이익이 증발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영업부진이다. 극심한 불경기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맞물리면서 비용 요인 발생과 함께 영업이익을 크게 악화시켰다. 지난해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8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감소했다.
무엇보다 중국법인 실적부진이 적자폭을 키웠다. 2009년 인수한 중국 내 마트 타임스와 홈쇼핑업체 러키파이 등의 인수금액에서 순자산을 뺀 금액인 영업권 가치 하락이 반영되면서 적자 폭을 확대 시킨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타임스와 러키파이에서 각각 4500억원, 1669억원 등 6169억원의 영업권 가치 손상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롯데가(家)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롯데쇼핑 중국사업 부실 의혹’인 만큼 이번 적자전환을 놓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어떻게 해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국 사업장을 인수할 때 발생한 영업권의 가치가 크게 깎인 데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춰 회계장부를 반영하면서 손실 폭이 컸다”며 “중국 내 점포들의 전반적인 영업 침체로 인해 영업이익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