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에 지명되면서 그 후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산은 회장 후임자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거론된다. 정부는 조 전 수석이 경제수석(장관급) 출신임에도 아직 민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데 부채의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수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정부 주도의 대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대마불사’의 편견을 깨고 대우그룹을 침몰시켰던 인물이다. 탄탄한 거시경제 경력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조 전 수석은 충청남도 논산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3회로,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한국조세연구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친 옛 경제기획원(EPB)을 대표하는 관료다.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을 주도해야 하는 산은의 수장으로서는 음주운전 사건만 빼면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도덕적으로 훌륭한 분”이라며 “산은 회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자리에 등용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관료 출신으로는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도 거론된다.
현재 법무법인 세종 고문인 윤 전 행장은 재무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에 30여 년간 몸담았다.
2007년 기업은행장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선제로 자본을 확충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또 재임기간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의 90%를 기업은행이 담당하도록 해 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을 들었다.
민간 출신으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구 출신인 이 전 부회장은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를 졸업했다. 전형적 대구·경북(TK) 출신인 셈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주도하며 현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금융교사’로 불리던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꾸준히 거론됐던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도 일단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