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올해 31세가 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80대의 정유 재벌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를 제치고 세계 6위 부호로 올라섰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순자산은 약 470억 달러(약 56조6820억원)로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의 453억 달러를 웃돌았다.
전날 발표된 페이스북의 작년 4분기(2015년 10~12월)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증시에서 페이스북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페이스북은 27일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4%, 매출은 52% 각각 급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과 실적 모두 월가 전망을 웃돌았다.
덕분에 28일 페이스북의 주가는 전날보다 15.5% 폭등, 자산은 하룻새 55억 달러 증가했다. 세계적인 주가 하락으로 저커버그의 자산은 올들어 40억 달러 넘게 감소했지만 이날 주가 급등으로 12억 달러 증가로 돌아섰다. 저커버그의 부상으로 6위에서 밀려난 코크 형제는 산하에 거느린 정유업체가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편 저커버그 위에 이름을 올린 세계 5대 부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설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그룹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 등이다. 세계 경기 둔화와 주가 하락으로 인해 올들어 27일까지 이들 5명은 총 240억 달러를 잃었다.
게이츠의 자산은 779억 달러로 59억 달러를 잃었고, 오르테가 회장은 27억 달러 감소해 702억 달러다. 버핏의 자산은 591억 달러로 32억 달러 감소했고, 베조스는 78억 달러 감소해 상위 5인 중 가장 손실을 봤다. 슬림 회장도 45억 달러 줄어 478억 달러였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의 질주가 계속되고 기존 부호들의 부진이 이어지면 저커버그가 세계 최대의 부호에 이름을 올리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CNN머니는 페이스북의 놀라운 성장세로 저커버그가 미국 최고의 CEO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설립돼 2012년에 증시에 상장, 모바일이 보급되면서 한때 페이스북의 앞날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않았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모바일이 80%를 차지하면서 모바일 체제에도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평가다. 여기다 매일 모바일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용자도 10억 명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