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롯데는 이르면 5월안으로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넘어야할 벽이 많아 가시밭길이 에상된다. 우선 대내외적으로 환경이 녹록지 않아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크다. 또 소송으로까지 번진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다툼 등 지배구조 문제도 변수다.
한국거래소는 28일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예비심사 심의 결과 상장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이후 정식으로 증권신고서를 거래소에 제출하고,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 대상의 자금조달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투자자와 기관들의 의견과 수요 예측 등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뒤 공모주 청약을 거쳐 이르면 5월 상장을 하게 된다.
롯데그룹 측은 "상장예심을 통과한 만큼 지난해부터 (신 회장이 직접) 국민들과 약속했던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본격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며 "앞으로 더욱 투명한 롯데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3조638억원, 당기순이익 954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회계연도의 결산재무제표를 확정한 후 공모계획을 수립하고 공모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이르면 5월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측정과 지배구조 등을 둘러싼 이슈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IB업계와 롯데그룹 모두 지난해까지만해도 호텔롯데 기업가치를 20조원 이상으로, 공모자금은 6조~7조원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잠실 월드타워 시내면세점 면허 갱신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전망이 빗발치고 있다. 기업가치는 15조원 수준으로 공모금액도 절반 정도면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주요 경쟁사이자 호텔롯데 기업공개(IP0) 과정에서 벤치마크(비교ㆍ참고 기준)로 여겨지고 있는 호텔신라의 주가가 최근 6개월새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지난해 약 5조원에 이르던 시가총액 역시 현재 2조원대 후반으로 크게 떨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증시 상황과 상관없이 호텔롯데의 상반기 상장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 경기 우려나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하락 등 대외 경기 불안 요소가 연초 집중적으로 증시에 영향일 미쳤는데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증시가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동종 업체의 주가 하락, 전반적 약세장,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권 상실 등은 분명히 작년과 비교해 증시 상장에 불리한 요소"라면서도 "최근 호텔롯데가 뉴욕 팰리스호텔을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면세점도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가치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텔롯데가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진행형인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다툼도 변수다. 특히 법적 소송까지 번지면서 현재 검찰은 양측 고소 사건 3건을 수사 중이며 다음 달 신격호 총괄 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가리기 위한 법원 심리도 예정돼 있다. 형제간 갈등이 지속된다면 IPO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압력도 부담이다. 롯데그룹도 그룹 해외계열사 최대주주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이고,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LSI(10.7%) 등인데 이들의 구체적인 지분구성 내역을 공개하라는 것.
이와 관련, 공정위는 이달 내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해외계열사 주식소유 현황 등 지배구조 분석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해외계열사를 기타법인에 등재한 것 등에 대해 벌금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은 증시상황 등으로 연기되거나 늦춰질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 회장이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대외 변수와 상관없이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