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분석부 김준한 부장은 28일 발간된 '2016년 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추세적 하락이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요인에 기인하는 경우 금리 인하가 최적의 정책대응이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하회할 정도로 낮을 경우 금리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하락이 내부요인이 아닌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이란 외부 영향에 기인했을 경우 이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추세 인플레이션이란 장기균형수준의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연구팀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금리까지 낮췄으나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수준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추세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통제능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유로지역, 스웨덴의 물가수준은 0% 내외로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한참 밑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경제처럼 무역개방도가 높을수록 해당국의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은 2%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은 개별국가의 인플레이션 동학에 미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화정책의 기조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만, 글로벌 요인에 의한 저물가 현상에 대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저물가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 금융불안정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