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SDI의 주가가 하루 만에 14% 이상 급락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날보다 1만15100원(-14.73%) 하락한 8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1조8618억원, 영업손실 808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가장 보수적 전망치인 103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은 1조86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소형 전지의 매출 감소 영향이 컸고 재고 폐기, 품질 보상 비용 등 일회성 비용도 600억원 정도 반영됐다"라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일회성이라고 하지만 매년 연말마다 동일한 현상이 발생해 '일회성 비용의 만성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전지를 제외한 전 사업부가 부진했다"며 "케미칼 사업부는 재고 조정과 국제 유가 하락에 매출이 6.4% 줄고, 영업이익도 전 사업부가 감소하며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10만원, 하이투자증권은 11만7000원, 현대증권은 12만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실적 부진은 올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설비투자·연구개발 지속으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 사업구조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사업이 없고 단기적으로 주가의 업 사이드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전지의 매출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은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며 "케미칼 사업을 중단한 점까지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