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 잇따른 리스크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포럼’에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제기됐다. 주요 경제 정상들이 연초 세계 증시폭락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 지나친 확산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세계 경제 전망’ 토론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는 지난해 3.1%보다 다소 높은 3.4%가량 성장한 후 내년에 3.6%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올해 세계 경제는 위험요소로 인한 등락은 있겠으나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의 체질변화, 원자재 가격 하락, 각국의 불균형 통화정책 등 하방 리스크가 있지만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과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목표 등 경제를 변화시킬 다른 요인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특히 전 세계가 우려하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중국 경제는) 경착륙을 겪는 것이 아니라 진화 과정, 험난한 과도기를 겪는 중”이라며 “산업에서 서비스로,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중국 경제에 대해 시장이 너무 과잉반응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도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이날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또 “일본 경제는 올해 1% 또는 1.5% 성장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3% 정도에 머물 것”이라며 “아직 인플레율이 0%대에 머물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시작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역시 중국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영국이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영국이 원하는 것처럼 경쟁력 있게 변화하면 전 유럽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은 “세계 경제에 긍정적 요소 중 하나는 7.5% 경제성장을 예상하는 인도”라면서 “저유가는 인도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인도정부도 세제 개혁을 비롯해 여러 과감한 개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잔 티엄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세계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많이 달라졌으며 위험이 은행으로 전파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경제에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4조 달러를 보유한 우리 시스템은 이를 견뎌낼 것이며 경제가 곧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해 금융시장이 올해 첫 3주 동안 불안정한 출발을 했지만, 중국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