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중·저신용자 대출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기준 새마을금고(지역·직장) 4곳 중 1곳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대출이 전무했다.
21일 새마을금고중앙회 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새마을금고 173곳 중 43곳(24.8%)은 신용대출을 고신용자(1~3등급)에게만 하고 있었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은 0%였다.
해당 지점 43곳은 동대문상가, 청운효자동, 종로3·4가, 연신내 등 지역금고 38곳과 유한킴벌리, 강북삼성병원, 행정자치부 등 직장금고 5곳이다.
새마을금고는 직장가입자로 이뤄진 ‘직장금고’와 지역가입자로 이뤄진 ‘지역금고’로 나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직장금고는 특정 직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직장이 좋으면 가입자들이 고신용자들이어서 4등급 이하 대출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용대출 거래자 모두가 고신용자일 가능성이 낮은 지역금고의 경우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금고는 지점 수익성만 생각하다보니 저신용자 대출에 소홀했거나, 해당 지역금고의 시장 자체가 좋아 저신용자가 없어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 1곳당 거래자 수가 약 1만3000명임을 감안할 때 이 중 저신용자가 한 명도 없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같은 상호금융기관인 신용협동조합이 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협중앙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신협은 고신용자(1~3등급)만 대출해 주는 지점이 서울 기준 143곳 중 4곳(2.8%)에 불과했다.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는 새마을금고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신협 지점 10곳 중 9곳 이상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에도 대출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회원에게서 받은 예탁금과 적금 수입으로 조달한 자금을 회원들에게 대출해준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자산 약 125조원이며 금고 수는 1339개, 거래자는 1855만2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