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추락과 중국 경제 불안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올 들어 불과 2주 만에 시가총액 7조 달러(약 8505조원)가 증발했다. 중국과 유럽증시가 급기야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서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 시총은 지난해 말 64조5656억 달러에서 15일(현지시간) 57조6281억 달러로 6조9365억 달러 증발했다. 이는 약 10.7% 줄어든 것이다.
중국 시총이 지난해 말의 7조919억 달러에서 5조5451억 달러로 21.8% 줄어 전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큰 증발폭을 나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16.3%)과 러시아(-15.9%), 사우디아라비아(-15.3%), 아르헨티나나(-14.9%), 호주(-13.8%) 등 신흥국과 산유국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이날 약 12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WTI 가격은 배럴당 29.42달러로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28.94달러로 지난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날 지난해 12월 이후 20% 이상 빠져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범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으로 들어왔다.
글로벌 증시의 가파른 하락세에 억만장자들도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400대 부자 재산은 올 들어 3050억 달러(약 370조원) 감소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89억 달러로 억만장자 가운데 가장 손실폭이 컸다. 세계 1위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설립자가 68억 달러, 중국 최대 부호인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64억 달러를 각각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