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아들의 잇따른 지분 매입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선 조 회장에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여될 경우, 주식 처분으로 인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효성가의 지분 매입이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천억원대 분식회계와 특가법상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7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함께 기소된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점은 조 회장 장남 조현준 사장과 둘째 조현상 부사장이 꾸준히 효성 주식을 매입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효성 지분을 대량 매입했다.
조현준 사장은 5일 5500주, 11일 5250주, 12일 9410주, 13일 1750주를 매입해 총 447만8744주(지분 12.75%) 보유로 최대주주 지위를 굳히고 있다. 조현상 부사장도 같은 날 각 5500주, 3206주, 8750주, 1300주를 매입해 총 413만7887주(지분 11.78%) 보유로 2대주주 지위를 굳혔다.
조 사장 형제의 자사주 매입은 2013년 3월 이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씨가 갈등을 일으키며 보유하고 있던 효성 보유지분 전량을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총수일가 지분율이 26.4%로 하락해 긴급히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
현재 조 사장 형제와 3대주주인 조석래 회장의 10.15% 지분까지 더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35.49%다. 이에 따라 경영권 방어 안정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변수는 있다. 조석래 회장에게 수천억원대의 벌금이 부과될 경우, 자금 조달을 위해 효성 주식을 처분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영권에 또다시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 형제들이 그동안 지분 매입에 공을 들인 것은 (조 회장 재판 관련)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 회장에 대한 벌금 부과 여부에 따라 향후 조 사장 형제들이 지분율을 더 늘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