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의 약세 국면이 오히려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최근 악재의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시장금리가 안정화된 이후에는 채권시장으로 몰렸던 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순환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매크로팀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증시는 불안한 출발에도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연초 국내 증시의 악재로 떠오른 중국증시 급락, 북한 핵실험, 삼성전자 실적부진 등의 요인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 예상 구간으로는 ‘1850~225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 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은 개별기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IT산업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라며 “수요환경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주가회복의 새로운 모티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핵실험 또한 과거 세 차례의 핵실험 당시 국내증시가 5거래일 이내에 지수수준을 회복했을 만큼 단기적인 충격에 불과했다고 일축했다.
중국증시의 변동성 위험에 대해서도 김 팀장은 “중국증시 급락이 중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비관적 시나리오는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 중 하나이지만 발생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수환경이 양호한 데다 자산시장에도 가격거품이 없어서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채권시장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현재 상황이 달러화 강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시장의 순환을 고려하면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동자금이 옮겨갈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작은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연장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며 “우호적인 유동성이 증시의 가격부담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외형 성장보다는 기업실적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는 산업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2013~2015년과 비교해 영업이익률 향상이 기대되는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IT하드웨어, 건설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