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카카오는 음악 콘텐츠 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는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힘을 쏟았다.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며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회사인 포도트리를 자회사로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로엔 지분 인수로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사업자를 확보하면서 자사 플랫폼과 연동한 다양한 음악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재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반인 카카오와 음원 콘텐츠를 보유한 로엔이 손을 잡으면서 장기적으로 시너지 발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로엔 인수는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엔은 중국 IPTV 1위 사업자 LeTV와 전략적 사업협력을 맺었다. 로엔은 중국 현지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아티스트 에이전시 사업과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었다.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의 중국 서비스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로엔을 통해 우회적으로 중국 진출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이번 결정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카카오는 여러 차례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전개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해 11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예비인가를 받았을 때 주가는 반짝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 후 수많은 신규 서비스를 내놨지만 성공했다고 할 만한 서비스는 카카오택시 뿐일 정도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진 사례가 많다”면서 “카카오와 로엔이 구체적인 시너지를 증명하고 난 후에야 주가가 긍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0.43% 하락한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수 발표 직후 20%대까지 급등했던 로엔은 5.47% 오른 8만29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