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원에 달하는 3조9599억원을 팔아치웠다.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제외하면 사실상 25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순매도 기간으로는 2008년 6월 9일~7월 23일(33일 순매도)과 작년 8월 5일~9월 15일(29일 순매도)에 이어 역대 3위다.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높은 대형주는 연일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기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지수는 6.24% 떨어져 같은 기간 중형주(-0.48%)와 소형주(-4.87%)의 하락률을 웃돌았다.
외국인 이탈 1위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번 외국인의 순매도 기간에 모두 1조615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 불안과 유가 하락 등으로 국내 증시 자체가 하락하자 자연스럽게 ‘대장주’ 삼성전자에서도 돈이 빠져나갔다. 여기에 8일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포스코가 외국인 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포스코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078억원이다.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을 58조863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산이 맞다면 지난해는 포스코가 2011년 이후 60조원대 매출 달성에 실패한 첫해가 된다.
이어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화재(1733억원), 현대차(1583억원), 호텔신라(1482억원), 삼성생명(1450억원), 현대모비스(1309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 39%를 기록, 40% 밑으로 떨어지는 악재가 있었다. 내수 점유율이 4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현대차의 ‘위기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순매도 기간 코스피는 5.29% 하락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 동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소형주와 제약·바이오, 음식료ㆍ유통주 등 내수관련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