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매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매각 주관사가 발송한 티저레터(투자 안내서)를 접수한 국내 기업들이 검토 단계부터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등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더욱이 동부제철은 2년째 자본잠식에 빠져 있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선 채권단이 추가 출자전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진행 상황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6일 철강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과 산업은행 M&A실이 발송한 티저레터를 접수한 국내 철강업체는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그룹 등으로 압축된다. 매각 주관사 측은 이달 말까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동부제철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순차적으로 진행될 경우 오는 3월이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인수 후보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부실 자회사에 발목이 잡혀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조차 거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동부제철 전체 가격의 30%만 투자해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을 인수할 것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바 있다. 동국제강과 세아그룹 역시 오너 리스크와 주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동부제철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최대 관심사는 현대제철이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강판 물량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동부제철의 냉연공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앞서지만, 외부적 시각에만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글로벌 차량 판매 목표를 그룹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낮춰 잡음에 따라 제철부문에서 추가 인수합병(M&A)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 2014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바 있다.
한편 동부제철이 자력으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이번 인수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상반기 자기자본(지본총계)이 자본금보다 1082억원 적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3849억원 초과하고 있어 채권단이 추가 출자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