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8위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올 4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5884억원, 영업이익 1조105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0.8%, 영업이익은 33.6% 줄어든 수치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98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9670억원, 대신증권은 1조600억원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침체는 반도체 업황이 4분기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서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PC D램 시장에서 DDR3(Double Data Rate 3) 재고 이슈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낸드(NAND) 부문에서도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예상 대비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인텔의 신제품 스카이레이크가 공개됐지만 구모델의 재고가 상당 부분 해소된 12월 이후에야 이를 시장에 본격 출하했고, 9월 출시된 애플 아이폰 6s도 수요를 끌고 가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한 3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시장은 내년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2분기에는 27% 각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예상 실적도 낮아지면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렸다. 대신증권은 4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5만4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나란히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에 이어 4만원을 유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현 주가 수준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둔화로 인한 D램 가격 약세로 내년 1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이 약하지만 이후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D램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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