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4일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예고하면서 이른바 ‘제네시스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제네시스 ‘EQ900’이 1억원 안팎의 고가임에도 하루 평균 800대가 계약되는 등 출시 초기부터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자, 이번 인사 코드가 제네시스 브랜드와 관련된 사업부로 압축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사업부 등 그룹 내부에서 제네시스맨으로 통하는 이들의 승진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계열사 등을 포함한 2016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가 24일 단행될 예정이다. 업황 부진으로 조직을 통폐합하거나 승진자를 대폭 축소하는 다른 그룹과 달리 지난해(433명)와 비슷한 규모의 승진 폭이 예측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실적 부진과 품질 논란 등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사장단급 인사를 수시로 단행해 온 만큼, 이번 인사에서 문책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승진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과 ‘정의선 부회장 후계구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과 EQ900이 탄생하기까지 ‘HI’라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 개발 프로젝트에 설계부터 양산까지 4년간 1200여명의 전담 연구원을 투입했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5000명 정도가 이번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만큼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관련된 인사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제네시스 총괄 관련 인사는 내년 조직개편과 함께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정의선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세대교체의 바람도 감지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조기 안착이라는 명분 아래 정 부회장을 보좌하기 위한 ‘정의선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으로 대내외적으로 차기 최고경영자(CEO)의 시작을 알린 만큼, 그 성패가 향후 경영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정몽구 회장이 2016년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글로벌 안착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다는 전략을 내세우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올해 현대차가 연초 세웠던 판매 목표인 820만대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도 비롯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단행되는 만큼, 현대차의 위상이나 글로벌 상황에 맞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