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업 77곳 유치’ ‘4261억원 투자ㆍ3037개 일자리 창출’, ‘지역대학 7곳과 연구개발(R&D) 맞손’….”
지난해 12월 1일 한국전력이 광주전남 빛가람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지 1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들이다. 한전이 지난 1년간 이곳에서 에너지 밸리 조성에 가장 공을 들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전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신산업 관련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지역 핵심인재 1000명을 키워낸다는 목표다.
한전은 또 기술 종합엑스포 등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조3000여억원도 실현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본사 이전 1주년 기념사에서 “한전은 지난 1년간 에너지 밸리에 77개 기업을 유치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한전은 협력과 화합으로 전력산업 생태계를 키우며 빛가람 한전 시즌 2를 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기업 77곳 유치 성공…에너지 밸리 구축 ‘정상궤도’ = 한전은 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빛가람 혁신도시를 산학연 클러스터의 중심이자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허브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현재까지 LG CNS 등 대기업 5개사, 중견·중소기업 68개사, 외국계 기업 3개사, 연구소 기업 1개사 등 77개사를 유치했다. 당초 올해 목표(50개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4261억원의 투자 유치, 3037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투자협약 체결 기업 중 보성파워텍 등 10곳이 용지계약, 디아이시스템즈 등 18곳이 입주를 완료하는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업종별로 봐도 에너지 신산업이 41개사로 55%를 차지해 빛가람 에너지 밸리가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은 내년까지 100개사, 2020년까지 500개사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전인 대규모 국제행사인 ‘BIXPO 2015’ 개최와 ‘에너지 밸리 센터’ 건립을 통해 광주전남지역을 에너지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는 타 혁신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력 중이다. 한전은 이전 후 광주시 및 전남도와 공동으로 빛가람 에너지 밸리 성공적 조성을 위한 협약(1월), 에너지 밸리 투자유치 설명회(3월), 빛가람 에너지 밸리 투자협약식(5차례)을 개최했다. 빛가람 에너지 밸리에 들어서게 될 77개 기업은 광주시와 전남도에 고르게 유치될 예정이며 중소기업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기금 출자 등을 통해 지역상생 발전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대학 7곳과 R&D 및 인력양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역대학 대상으로 채용박람회를 열고 지역 대학생들의 한전 해외진출국 현지 봉사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한전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느 혁신도시도 이뤄내지 못한다’라는 소명 아래 에너지 밸리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ICT와 에너지 산업에 강점이 있는 빛가람 혁신도시의 특성을 살려 스마트그리드·ESS(에너지저장장치)·마이크로그리드·신재생에너지·전기차 등 첨단에너지 특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구 1만명ㆍ전력사용량 1위 초광역 혁신도시 ‘탈바꿈’ =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본사를 이전한 후 광주전남 혁신도시도 크게 달라졌다.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가 있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그룹사 4개와 공공기관 이전으로 허허벌판이던 나주 금천ㆍ산포면 일대 ‘나베리아(나주+시베리아)’는 초광역 혁신도시로 탈바꿈했다.
작년 12월 3900여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1년여 동안 264%나 증가해 만 명을 넘어섰다.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시의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1~9월)은 4.33%로 전국 최고다. 다른 혁신도시가 위치한 대구 동구 3.1%, 세종시 2.73%, 원주 2.22%보다 월등히 높다. 개발 기대감에 사람들이 모여든 결과다.
인구도 늘면서 올 상반기 전력사용 증가율도 8.90%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1.80%, 서울 1.2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주거시설(준공아파트)은 한전 이전 2255호에서 올해 9월 기준 4252호로 약 2배 늘았다. KTX와 버스 배차 횟수도 각각 6회, 66회에서 13회, 172회로 크게 늘어 교통이 편리해졌다. 지방세도 9억원에서 69억원으로 60억원가량 증가했다.
전력 공공기관을 비롯해 에너지 기업까지 입주하면서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크게 늘었다. 본사 이전 전에 49개에 불과했던 편의시설은 이전 후 114개, 올 9월엔 389개로 3배 이상 늘었다. 빛가람동주민센터, 우체국, 보건지소, 시립도서관, 빛가람 119안전센터 등 공공시설도 속속 들어섰다.
본사 이전 후 한전 역시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돼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부채비율도 2003년 136%에서 지난해 130%로 7년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기준 101.5%로 곧 두 자릿수 진입이 기대된다.
이 같은 경영성과를 시장에서 인정받아 한전의 주가는 지난 10월 27일 5만3300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신고가를 수차례 경신했으며, 외국인 지분율도 2013년 말 23.6%에서 31.73%(11월 4일 기준)로 높아졌다. 시가총액 규모도 지난해 말 27조원에서 올해 10월 기준 34조원으로 커졌다. 또 한전은 글로벌전력회사 중 유일하게 3대 신용사 ‘AA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