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기업 증시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내년 5월 기업공개(IPO) 등록제를 근간으로 한 새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날 중국 국무원은 앞으로 2년 이내 기존 IPO 심사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기업이 일정 수준을 충족한 상장 계획을 등록하면 IPO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초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정부가 IPO 심사를 너무 까다롭게 해 증시의 기업 자금조달 효율성을 저하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경기둔화에 따라 현행 제도의 결함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 대신 자금이 탄탄한 대기업만이 정부 심사를 통과해 IPO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IPO 등록제가 오랫동안 논의됐지만 지난 여름 증시 혼란으로 연내 이를 도입한다는 계획은 보류됐다. 또 증권당국은 지난 7월 모든 IPO를 일시적으로 동결했다. WSJ는 현재 약 675개 기업이 정부 IPO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에 묶여 있는 자금은 약 630억 달러(약 74조403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무원에서 IPO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런 규제가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개정안에서 2년이라는 기간이 거론된 것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사실 이 기간은 현재 IPO 시스템을 포함한 전체 증권법이 완전히 개정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IPO 제도가 개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달 안에 증권법이 전면 개편되기 전에 IPO 시스템을 먼저 개혁할 수 있도록 국무원에 권한을 부여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새 IPO 제도에 대한 지침 초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내년 1월 이를 공표해 민간으로부터 의견을 수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증감회가 등록제를 기반으로 하는 새 IPO 방안을 3월 정식 발표해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서 이르면 5월 1일 새 제도를 도입할 전망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