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증시, ‘드라기 쇼크’에 일제히 하락…일본 2.18%↓·중국 1.7%↓

입력 2015-12-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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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요증시가 4일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에 투자심리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 떨어진 1만9504.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1월 16일 이후 약 3주 만의 최저치이며, 낙폭은 9월 29일 이후 최대다. 4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오던 중국증시는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 내린 3524.75에 마감했다. 오후 5시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1.06% 떨어진 2만2180.23을 기록 중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날 정례 회의 후,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기 위해 일련의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중앙은행 예금금리를 0.1% 포인트 인하해 마이너스(-)0.3%로 낮추고,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기간을 6개월 연장, 매입 자산 대상에 지방채를 포함했다. 반면 매입 금액은 현재의 월 600억 유로를 유지했다.

블룸버그가 사전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는 예금금리를 보다 대폭 인하하고, 채권 매입 금액 확대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못미치자 실망감이 퍼지면서 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가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 특히 달러에 대해선 2009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달러 약세는 4일 도쿄외환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달러·엔 환율은 122.40엔까지 하락, 일본 증시에서 수출주를 끌어내렸다.

일본아시아증권 글로벌 마케팅부의 시미즈 미쓰오 차장은 “ECB의 추가 완화 발표는 기대치의 60% 정도의 내용이었다. 시장은 드라기 매직을 기대했지만 드라기 쇼크로 변했다”며 “드라기 총재가 경기 전망을 얕잡아 본 만큼 유럽 경제는 당분간 나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증시는 전날까지 4일 연속 급등세를 기록했으나 주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유입되면서 하락 반전했다. 그동안은 내년 경제정책 운영을 결정할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이달 안에 예정돼 있어 그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주 청약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시장으로 돌아오는 한편 다음 주부터 다시 공모주 청약 종목이 생겨나면서 수급 악화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것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오름세를 보였던 은행주와 보험주가 약세를 보였고 특히 증권주가 크게 떨어졌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였던 부동산주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전자부품주와 여행관련주가 선방하며 낙폭을 줄였다.

한편 중국 증권당국은 주가 안정 장치인 서킷 브레이커를 내년초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정확한 도입 날짜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9월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중국금융선물거래소가 발표한 내용을 실행에 옮긴다는 게 골자다. 지난 9월 두 거래소는 CSI300지수가 상하 어느 쪽이든 5% 움직인 경우 주식과 옵션, 지수 선물 거래를 30분간 중단하고, 7% 움직인 경우는 그날 나머지 거래를 모두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중국증시가 올들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은 당시 주가 급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주요 투자자에 의한 주식 매각을 금지하고 1400개 이상의 종목의 매매 정지를 용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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