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공습 등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스파이라는 한 남성을 참수하는 영상을 2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날 CNN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IS의 일원이라는 한 백인 남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인을 살해한다고 선언한다. 해당 영상의 촬영 시기와 장소는 불분명하다. 함께 있는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은 무릎을 꿇고 자신을 체첸 공화국 태생의 러시아인이라고 밝힌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 정보 기관에 파견돼 IS의 영역에 들어가 스파이 행위를 했다고 러시아어로 고백한다. 그의 뒤에 선 백인 남성은 죄수복을 입은 남성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시리아 군사 개입의 보복으로서 피에는 피, 파괴에는 파괴다. 너희 아들들을 죽이겠다”고 러시아어로 말하고는 남성의 목을 벤다. 이어 남성은 러시아 국민을 향해 “너희들은 새로운 패배로 끌려들어오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소련 붕괴로 이어진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9월 말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해 IS의 거점을 공습을 시작한 이후 이 조직이 러시아인의 살해 장면이라며 영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언론들은 IS가 이같은 영상을 공개한 건 잔인한 영상을 통해 러시아 국민에게 공포감을 심어줘 푸틴 정부의 대시리아 정책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잔인한 영상을 접한 푸틴 정부는 대IS 공격은 이집트에서 일어난 러시아 여객기 추락 테러에 대한 보복 전쟁 차원이었다며, 군사 행동을 더욱 강화해 국민의 결속을 도모할 태세다.
해당 영상에는 아랍어 자막이 붙어 있어 중동의 시청자를 의식하고 제작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