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구름이 필드를 뒤덮었다. 그리고 거친 비바람을 뿜어내며 필드를 촉촉이 적혔다. 잠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흰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췄다. 하지만 또 다시 가랑비가 내렸다.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이 열리고 있는 전남 무안CC 풍경이다.
올 시즌 KLPGA 투어 상금순위 60위 이내에 들지 못한 선수를 비롯해 정규 투어 시드가 없는 선수들이 내년 시즌 투어 카드를 얻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총 144명의 선수 중 60위 이내는 들어야 내년 시즌 최소한의 정규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제법 낯이 익은 선수도 있다.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국내 복귀를 노리고 있는 세 명의 여자 프로골퍼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이선화(28ㆍ한화)와 박주영(24ㆍ호반건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나다예(28)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17일부터 시작된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 출전, 고국 무대 컴백을 위한 혈전을 펼치고 있다.
박주영은 19일 치러진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효린(18파)과 동타를 이뤘지만 백카운트 스코어에서 앞서 단독 1위를 마크했다.
박주영은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 13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오프를 9차례나 당하며 상금순위 139위(1만9897달러)로 내려앉았다.
2006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선화는 통산 4승을 달성한 스타 플레이어다. 그러나 2008년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은 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변변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선화는 19일 끝난 이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쳐 중간 합계 3언더파 213타로 26위를 마크했다.
2013년 JLPGA 투어 메이지컵에서 우승한 나다예는 1언더파 215타로 45위를 마크했다. 나다예는 올 시즌 JLPGA 투어 26개 대회에 나서 어스ㆍ몬다민컵과 반테린 레이디스 오픈에서 각각 톱10에 들었지만 상금순위 54위(1556만엔)에 머물며 투어 카드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