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전월과 같은 1.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넉 달째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시장은 금통위의 이번 결정이 예상과 부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4%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금리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준금리는 이 총재 취임 이후 지난해 8, 10월, 올해 3, 6월 각각 0.25%포인트씩 총 1.0%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2%를 기록해 0%대 성장률을 벗어난 데다, 민간소비도 전분기대비 1.1% 증가해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진행 중이고, 대외적으로 보면 미국이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현재 금리 인하 압력은 없다”면서 “정책 효과가 나오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팀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금리 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다. 한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원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2008년 1월부터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인 만큼 금리 인하를 하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3분기 성장률도 좋데 나온 상황에 인하할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12월 한은 금통위는 다음 달 10일에 열릴 예정이다.